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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에 멀쩡한 경유차 '폐차'…지원금만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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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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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에 멀쩡한 경유차 '폐차'…지원금만 '바닥'
장세만, 유덕기 기자 jang@sbs.co.kr  작성 2017.02.07 21:05


대기 오염을 줄여보겠다고 정부가 경유차의 조기 폐차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낡은 차를 폐차하면 고철값 30~40만 원이 전부지만, 조기폐차 신청을 하면 평균 160만 원 정도 정부 보조금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벌써 예산이 동날 정도로 신청자가 몰리고 있는데, 과연 대기 환경이 좋아질까요?

장세만·유덕기 두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폐차장 앞마당에 차들이 죽 늘어서 있습니다.

조기에 폐차하려는 차들입니다.

모두 2006년 이전에 나온 경유차인데 멀쩡해 보이는 게 상당수입니다.

[이선문/폐차장 직원 : 시트도 새 거로 바꿨고, 오디오도 상당히 좋은 걸로 달아 놓아서 운행에는 전혀 문제없을 정도의 차들이 들어오죠.]

배출가스는 어떨까, 폐차를 앞둔 차량을 가져와 직접 측정해봤습니다.

운행에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입니다.

[김형섭/영등포 자동차 검사소장 : 약 15년 정도 된 차인데, 매연 기준은 25%인데 (검사결과) 15%로 합격 수치가 나와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2만 1천여 대가 조기폐차를 신청했습니다.

너무 몰려 일부 지자체는 책정된 예산이 바닥났을 정도입니다.

폐차 지원금은 물론, 새 차를 살 때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5년식 산타페를 조기 폐차하고 동급의 새 차를 구입할 경우, 360만 원이 넘는 지원 혜택이 생깁니다.

이렇게 조기폐차가 늘면 그만큼 대기오염이 줄어들 것 같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노후 경유차 중에도 화물차 관리입니다.

화물차 배출가스 단속 현장을 한번 보시죠.

단속반원들이 낡은 화물차 배기구에 검침 봉을 설치한 뒤 액셀을 밟습니다.

시커먼 매연이 펄펄 솟구칩니다.

단속 허용치의 5배가 넘는 매연이 검출됐습니다.

[화물차 기사 : 다 그렇겠지 연식 오래되면. 새 차처럼 매연이 안 나올 수 없잖아요.]

지난해 정부 보조를 받아 3백만 원짜리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달았지만, 이미 망가진 지 오래입니다.

[단속 담당자 : 빨간 불이 켜지면 매연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 안 되고 있으니, 사후관리 하라는 의미거든요.]

자동차가 내뿜는 질소산화물 가운데 40%는 화물차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조기 폐차 신청 차량 가운데 화물차는 40%가 채 되지 않고, 나머지 60%는 레저용 차량입니다.

[임기상/자동차 10년 타기 시민연합 대표 : 대부분의 화물차주들이 불경기에 영업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차량 교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책의 취지는 좋은데, 현장에선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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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세만 기자, 정작 검은 매연 쏟아내는 화물차는 외면하고, 멀쩡한 개인용 레저 차량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는 건데, 개선책이 없을까요?

<기자>

올해 책정된 조기폐차 예산이 1천억 원에 가까운데요, 이 보조금 혜택이 영세한 화물차에 우선 돌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화물차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또 화물차에 대한 보조금 액수를 지금보다 늘려서, 더 많이 신청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게 되면 또 한편으로는 폐차가 시급한 경유 승용차 주들도 불만이 쌓일 것 같은데요?

<기자>

맞는 지적입니다.

지금은 2006년 이전에 나온 경유차면 사실상 모두 조기폐차가 가능한데 이 기준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낡은 차량일수록 보조금 혜택을 우선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건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세한 화물차가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되, 화물차든 승용차든 배출가스가 더 많이 나오는 차부터 순차적으로 신청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앵커>

네, 섬세한 제도가 필요하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이승열·김호진, VJ : 김형진)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030689&plink=ORI&cooper=NAVER&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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