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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 '인증대란' 현실로 성큼, 판매중단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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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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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도입 WLTP, 디젤차 배출가스 측정은 물론 공인 효율인증에도 적용
-2015년 유로6 도입 시 부작용 재현 우려

 새 배출가스 및 연료효율 측정제도 WLTP가 9월부터 시작된다. 기존에 판매되던 디젤차는 모두 새 규정에 따라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는 건 물론 연료효율 인증도 새롭게 받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5년 '유로6' 도입 당시 나타났던 부작용들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국내 판매 중인 디젤차에 대해 새로운 배출가스 및 연료효율 측정 규정인 WLTP(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 세계 표준 자동차 시험 방식)가 적용된다. 기존에 판매 중인 차도 국산차는 생산일 기준, 수입차는 통관일 기준으로 9월1일 이후부터 해당 기준을 따라야 한다. 다만, 9월1일 이전 생산 및 통관된 물량은 11월까지 3개월 간 유예 기간을 준다. 이에 따라 수입차의 경우 8월31일 이전에 통관한 차는 11월30일까지 등록을 마친 경우 새로 인증 등을 받지 않아도 판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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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LTP는 표시효율과 실제효율 간 격차를 줄이고 배출가스 측정을 보다 정밀하게 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기존의 유럽연료효율 측정방식(NEDC)보다 엄격해진 게 특징이다. 배출가스 허용 기준 자체는 기존과 동일하지만 측정을 위한 시험주행 시간(1,180초→1,800초), 거리(11㎞→23.3㎞), 평균 속도(33.6㎞/h→46.5㎞/h) 등이 늘어났다, 조건이 가혹해진 만큼 엔진에 걸리는 부하가 커져 효율이 낮아지고 배출가스 내 오염물질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경자동차, 소중형 승용차, 시험중량 1,305㎏ 이하 소형 화물차 등도 새 규정에 따라 올해 9월부터 배출가스 측정 방식이 강화된다. 여기에 국내에선 연료효율 인증까지 다시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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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상황이 지난 2015년 유로6 도입 시점과 유사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럽연합은 1992년 유로1을 시작, 2013년 유로6까지 단계적으로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해왔다. 유로6는 승용차 기준 질소산화물이 0.18g/㎞에서 0.08g/㎞로 50% 이상 저감해야 할 정도로 규제가 대폭 강화됐다. 

 이에 따라 제조사 입장에선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장착해야 하는 것. 선택적환원촉매장치(SCR),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 희박질소촉매장치(LNT) 등이 대형 상용차 뿐만 아니라 디젤 승용차에도 장착되면서 유로6 전후로 디젤차 가격이 200만~300만원 인상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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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선 2015년 9월 유로6가 적용됨에 따라 기존 유로5 재고에 대한 수입 브랜드들의 판촉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11월27일까지 유로5 판매를 마쳐야했기 때문에 하반기 수입 디젤의 할인 경쟁이 극에 달했다. 포드 포커스 디젤 등이 온라인 홈쇼핑에 등장하기도 했고, 푸조 2008은 유로5 프로모션에 힘입어 2015년 10월 수입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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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따라 국산차 업체들은 판매가 부진했던 디젤 세단을 하이브리드 등으로 대체하고, SUV 등 주력 제품군의 재인증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8월말을 기점으로 판매 비중이 5% 미만이었던 그랜저 디젤과 쏘나타 디젤 등을 단종한다. 한국지엠은 주력 SUV 트랙스에 연식변경을 거치며 SCR을 추가키로 했다. 현행 트랙스는 SCR 없이 희박질소촉매장치(LNT)만 장착돼 있어서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디젤 세단 라인업을 하이브리드 등으로 대체할 여력이 있어 추가적인 비용부담 대신 단종 수순을 밟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문제는 디젤 중심으로 구성된 쌍용차"라고 설명했다. 

 디젤 판매비율이 높은 수입차 업계도 말 그대로 비상에 걸렸다. 현재 판매 중인 대부분의 디젤 라인업에 대해 연료효율과 배출가스 재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인증 신청이 러시를 이루지만 시험 기관이 포화여서 재인증이 언제 나올 지 알 수 없는 게 고민이다. 실제 교통환경연구소 등 국내 배출가스 인증시험 기관에선 지난 7월부터 업무 과중에 따라 시설 내 배출가스 인증시험이 어렵다고 공지하고 있다. 결국 제 때 맞춰 인증을 받지 못할 경우 판매 중단까지 이뤄질 수 있어 각 수입사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밖으로 알려진 것 이상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앞서 유로6 사태를 겪은 이후 학습효과 덕분에 국내에 남아있는 디젤 재고는 2015년 당시보다 적은 편으로 파악된다"며 "국산차보다 수입차가 디젤 라인업이 많은 만큼 배출가스 인증에 연료효율 인증까지 다시 받아야 해서 업무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 부담이 2015년 때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제품 재구성 등 원가 상승 자체를 피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인증대란과 함께 표시효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에서 WLTP 적용 후 디젤차의 표시효율은 10~1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출처: 자동차 전문 매체 1위 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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